고구려 시조 주몽, 하늘이 내린 활의 사나이 (Jumong)



 이 글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구려 건국 신화와 관련된 전승 기록을 참고했으나,

독자의 몰입을 위해 문학적 상상과 서사적 각색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사실 그대로의 연대기가 아닌 소설체 서술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사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해모수였다.

빛나는 수레를 타고 내려왔다는 전설이 전해졌고, 사람들은 그를 하늘의 아들이라 불렀다.

그는 부여 땅에서 유화를 만났다.

유화는 하백(강의 신)의 딸로, 신령한 기운을 간직한 여인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하늘과 강의 인연이었고, 그 사이에서 한 아이가 잉태되었다.


그러나 유화는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았다.

부여의 금와왕은 유화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변방으로 내쫓았고, 유화는 홀로 아들을 낳았다.

그 아이가 훗날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東明聖王)이라고 불리는 주몽이었다.




주몽은 태어날 때부터 남달랐다.

아기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손은 활시위를 잡을 듯 힘이 있었다.

사람들은 속삭였다.

“이 아이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궁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금와왕의 아들들은 주몽을 위협으로 보았다.

그를 억누르려 했고, 그를 없애려는 음모가 곳곳에서 자라났다.


하지만 주몽의 재능은 숨길 수 없었다.

그가 활을 잡으면 화살은 어디로도 빗나가지 않았다.

사슴이 숲을 달릴 때, 주몽의 화살은 그 앞을 가로질렀고, 새가 하늘을 날아도 그의 손끝은 그것을 꿰뚫었다.

그의 이름은 곧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활 잘 쏘는 사내, 주몽.”




재능은 곧 위기였다.

왕자들은 그를 시기했고, 금와왕도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궁중은 점점 그에게 불리한 장소가 되었다.

어느 날, 주몽은 어머니 유화에게 속삭였다.

“어머니, 이곳은 더 이상 제 자리가 아닙니다. 저는 하늘이 내린 뜻을 따라야 합니다.”

유화는 아들의 어깨를 잡으며 눈물을 삼켰다.

“네 운명은 나의 손을 떠났다. 부디 하늘이 널 지켜주길 바란다.”


주몽은 결심했다.

믿을 만한 동료 세 명을 모아 부여를 떠났다.

그들은 말 위에 올라, 검과 활을 챙겼다.

그러나 부여의 추격은 거셌다.

왕의 군사들이 그들의 뒤를 바짝 따랐다.

주몽은 달리고 달려 강가에 도착했다.


앞에는 거대한 강물이 넘실거렸다.

뒤에는 추격자들의 창이 번쩍였다.

주몽은 하늘을 향해 기도했다.

그 순간 물결이 요동쳤다.

수많은 거북과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다리를 이루었다.

주몽과 동료들은 그 위를 건너 강을 건넜다.

뒤따르던 군사들이 건너려 했지만, 다리는 곧 사라졌다.

추격자들은 그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늘이 주몽의 편에 서 있었던 것이다.


강을 건넌 주몽은 새로운 땅을 찾아 발을 디뎠다.

그 땅은 험하고도 광활했으나, 하늘의 뜻이 스며든 듯했다.

주몽은 그곳에서 기둥을 세우고 깃발을 올렸다.

백성들을 모으고 나라를 세웠다.

그 나라의 이름은 고구려였다.




백성들은 주몽을 하늘의 아들이라 불렀다.

그는 백성들에게 농사를 짓는 법을 알려주고, 전사를 길러 땅을 지켰다.

고구려의 군사들은 활을 상징으로 삼았다.

활은 주몽 그 자신이었고, 고구려의 힘이었다.


주몽의 나라는 날로 강성해졌다.

산과 강이 방패가 되어주었고, 백성들은 용맹한 지도자를 따랐다.

그러나 세월은 그에게도 피할 수 없는 무게를 얹었다.

주몽은 노년이 되어, 후계자를 두어야 할 때를 맞았다.


그는 부여에 남겨둔 아들 유리(후계자)를 불러들였다.

백성들은 새로운 왕을 맞이했으나, 주몽의 그림자는 여전히 나라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고구려의 기틀은 그의 손에서 완성되었다.


주몽의 후손들은 다시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도 했다.

비류와 온조, 그의 자손들이 남쪽으로 내려가 백제를 세웠다.

주몽의 피는 한 나라에 머물지 않았다.

그의 피는 동방의 여러 나라를 흐르며 이어졌다.


백성들은 그를 단순한 왕이 아니라 신으로 기억했다.

주몽이 세운 활과 강의 전설은 세대를 넘어 이어졌다.

그의 이름은 고구려의 시작이자, 한민족 영웅 서사의 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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