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 서사시: 불멸을 꿈꾸고 인간을 배운 우룩의 왕 이야기 (Gilgamesh)




 이 글은 《길가메시 서사시》(표준 바빌로니아판), 아슈르바니팔 도서관 점토판, 

새뮤얼 노아 크레이머 연구, 앤드루 조지 번역, 조지 스미스의 1872년 홍수 서판 보고 등을 참고했으나, 

독자의 몰입을 위해 문학적 상상과 서사적 각색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대로의 연대기가 아닌, 드라마와 긴장감을 살린 소설체 서술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인물과 사건에는 이해를 돕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우룩은 높고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성벽은 인간의 힘으로 쌓아 올린 기적이었고,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거대한 방패였다.

그 성벽 위에서 길가메시(우룩의 왕)는 늘 도시를 내려다봤다.

그는 삼분의 이는 신이고 삼분의 일은 인간이라 불렸으며, 힘과 지혜를 겸비한 군주였다.

하지만 그의 지혜는 백성들을 위하는 데 쓰이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군대로 끌려 나가 죽어갔고, 처녀들은 신전에 바쳐졌다.

왕은 성벽을 더 높이고 이름을 더 크게 남기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백성들은 점점 지쳐갔다.




백성들의 울음소리가 하늘에 닿자, 신들이 회의를 열었다.

대지의 여신 아루루는 길가메시와 맞설 존재를 만들었다.

그녀는 점토를 떼어내어 강물에 적시고, 숨결을 불어넣어 한 남자를 빚었다.

그의 이름은 엔키두였다.

엔키두는 숲과 초원에서 짐승들과 함께 달렸고, 그의 몸은 털로 덮여 있었다.

사람의 언어를 모르고, 덫을 부수며 동물들을 풀어주었다.

사냥꾼들은 그를 두려워했고, 결국 우룩에 와서 왕에게 보고했다.


길가메시는 엔키두를 도시로 데려오기 위해 계략을 썼다.

신전의 여인 샴햇이 숲으로 가서 엔키두를 유혹했다.

샴햇과 함께 지낸 뒤, 엔키두는 동물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고, 인간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빵을 먹고 술을 마시며 사람들의 언어를 배웠다.

샴햇은 말했다.

“너는 이제 사람이야.

우룩으로 가서 길가메시를 만나라.

그는 너의 친구이자, 너의 맞수가 될 것이다.”


우룩에 도착한 엔키두는 곧 길가메시와 마주쳤다.

두 사람은 처음에 격렬하게 싸웠다.

왕과 야인의 싸움은 성벽을 흔들었고, 백성들은 숨을 죽였다.

그러나 싸움이 끝났을 때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며 웃었다.

그날 이후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형제 같은 친구가 되었다.




왕은 곧 모험을 계획했다.

“이름을 영원히 남기려면, 위대한 업적이 필요하다.

삼나무 숲을 지키는 괴물 훔바바를 쓰러뜨리자.”

백성들은 두려워했지만,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그들은 신 샤마시(태양신)에게 도움을 기도하고 출정을 준비했다.


삼나무 숲에 도착했을 때, 거대한 괴물 훔바바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훔바바의 포효는 나무를 흔들었고, 그의 눈빛은 번개처럼 번뜩였다.

두 사람은 함께 싸웠다.

샤마시가 바람을 보내 도와주었고, 결국 두 영웅은 훔바바를 쓰러뜨렸다.

훔바바는 목숨을 구걸했지만, 엔키두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를 살려두면 우리와 도시가 저주받을 것이다.”

결국 길가메시는 훔바바를 죽였다.

그 순간부터 신들의 분노는 시작되고 있었다.


우룩으로 돌아온 길가메시는 승리의 기쁨을 누렸으나, 곧 여신 이슈타르가 그 앞에 나타났다.

이슈타르는 길가메시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자신과 함께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거절했다.

“그대가 사랑한 이들의 마지막은 모두 비참했다.

나는 그 길을 따르지 않겠다.”

분노한 이슈타르는 하늘의 황소를 풀어 우룩을 공격하게 했다.

도시는 무너질 위기에 처했지만,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함께 황소를 쓰러뜨렸다.


신들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그들은 두 사람의 죄를 물어야 했다.

신들은 엔키두에게 죽음을 내렸다.

엔키두는 열병에 시달리며 악몽을 꾸었다.

그는 저승의 문을 보았고, 먼지와 진흙으로 된 음식을 보았다.

길가메시는 그의 곁을 지켰다.

“형제여, 나를 두고 가지 마라.”

그러나 엔키두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길가메시는 절망에 빠졌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죽음을 의식했고, 불멸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다.


길가메시 서사시 점토판 (홍수 이야기 포함)


길가메시는 사막과 산을 넘으며 우트나피쉬팀(대홍수의 생존자)을 찾아갔다.

그는 홍수 때 신들에게 선택받아 영생을 얻은 자였다.

길가메시는 물었다.

“나는 어떻게 죽음을 피할 수 있는가.”

우트나피쉬팀은 대답했다.

“죽음은 신들이 인간에게 내린 운명이다.

그러나 네가 깨닫지 못한 것이 있다.

삶 그 자체가 너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우트나피쉬팀은 시험을 제안했다.

“일주일 동안 잠들지 않고 버텨라.

그러면 영생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금세 잠들었다.

우트나피쉬팀의 아내는 날마다 빵을 구워 그의 곁에 놓았다.

일주일 뒤 길가메시가 눈을 떴을 때, 그 옆에는 썩어가는 빵들이 쌓여 있었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비로이 우트나피쉬팀은 한 가지 식물을 알려주었다.

그 식물은 노인을 젊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했다.

길가메시는 물속 깊이 잠수해 그 식물을 얻었다.

그는 기뻐하며 우룩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길가던 중 잠시 눈을 감은 사이 뱀이 나타나 식물을 삼켰다.

뱀은 허물을 벗고 새로운 피부로 나타났고, 식물은 사라졌다.

길가메시는 허탈하게 웃었다.

“영생은 내 것이 아니구나.”




그는 결국 우룩으로 돌아왔다.

성벽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그는 말했다.

“돌을 보라.

백성들을 보라.

이것이 내가 남길 영원이다.”

길가메시는 죽음을 피하지 못했지만, 그의 이름은 영원히 남았다.

그의 이야기는 수천 년을 건너 오늘날에도 읽히며, 인간이 던지는 가장 오래된 질문을 반복하게 한다.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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