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 탕가니카 웃음 전염: 카샤샤 여학교의 연쇄 (Tanganyika laughter epidemic)



 이 글은 ‘탕가니카 웃음 전염’ 관련 의학 보고·현지 보건 기록·교육 자료 요약을 바탕으로 하되, 

독자의 몰입을 위해 장면·대사·심리 묘사를 소설적으로 각색했습니다.

연대기적 강의가 아닌 재구성 서사이며, 불확실한 대목은 (전승), 

해석이 갈리는 부분은 (논쟁), 어원 설명은 (어원)으로 표기했습니다.

등장 인물·지명·용어는 첫 등장 시 괄호로 간단히 설명합니다.


어둑한 기숙사 복도 끝에서 얇은 웃음이 미끄러졌다.

한 번 새어 나온 숨이 또 하나를 흔들었고, 파문은 방문을 넘어 방마다 번졌다.

사감이 손을 들었지만 “그만”이라는 말은 바닥을 스쳤다.

어떤 아이는 웃다 울었고, 어떤 아이는 이유 없이 달렸다.


카샤샤 학교 표지판 (Sign to Kashasha School)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사이

여기는 빅토리아 호 서안의 카샤샤(여학생 기숙학교)였다.

탕가니카(현 탄자니아 본토)는 막 독립을 치렀다.

새 국기와 새 교과서가 교실에 걸렸고, 규율은 빡빡해졌으며 시험은 가까웠다.

전환기의 긴장은 종소리보다 먼저 아이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1962년 1월 30일, 종이 울린 뒤 교실 뒤편에서 킥킥거림이 길게 이어졌다.

세 학생의 웃음은 장난처럼 보였지만 멈추지 않았다.

곧바로 비유기적 증상(organic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났다.

체온은 정상이었고, 피부엔 발진도 없었다.


“머리가 멍해요.”

“가슴이 너무 빨리 뛰어요.”

웃음은 즐거움이 아니라 신체가 고장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웃음·울음·초조가 뒤엉킨 파문이 교실을 덮었다.


학교는 버티다 휴교 조치를 내렸다.

48일 만의 정지였다.

학생 159명 중 95명이 흔들렸고, 밤마다 복도는 낮보다 더 어두웠다.

여학생 기숙학교라는 폐쇄적 환경이 파문을 오래 붙잡았다.


최초 보도·확산이 기록된 부코바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사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부코바(현지 중심지) 일대의 마을로 흩어졌다.

잔향은 엔샴바(인근 마을) 같은 곳으로 옮겨 붙었다.

수주간 200명 넘는 유사 호소가 이어졌고, 

사람들은 ‘탕가니카 웃음 전염(Tanganyika laughter epidemic)’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렸다.

소문은 바람보다 빨랐다.


부코바 시내 전경 (View of Bukoba town)
Wikimedia Commons, PD-user(저자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사

5월 21일, 카샤샤가 문을 다시 열었다.

첫 종이 울리자 복도 어딘가에서 또다시 파문이 일었다.

하루 사이 57명이 같은 흔들림을 보였다.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만 공기는 더 무거웠다.


자정 무렵이면 서로의 손목을 잡고 호흡을 맞췄다(전승).

사감은 맥을 재며 중얼거렸다.

 “괜찮아, 곧 지나간다.”

한 학생은 초시계를 눌러 스스로 발작 시간을 쟀다. 

“칠백 초.” 다음 날은 “육백 사십 초.”(전승)

숫자 몇 개가 작은 안심 교육처럼 작동했다.


학교는 다시 멈췄다.

반경 수십 킬로미터의 학교들이 도미노처럼 문을 닫았다.

몇몇 기록은 14개 학교에 영향, 1,000명 가까운 파급을 적었다(논쟁).

사건은 시작 후 약 18개월을 끌며 산발적으로 잦아들었다.


“왜?”라는 질문은 오래 남았다.

교실의 언어·의례·규율이 한꺼번에 바뀌었고, 시험 압박은 숨쉴 구멍을 좁혔다.

전환기의 긴장은 청소년 정신건강을 먼저 흔든다.

가장 어린 어깨가 가장 먼저 무게를 받기 때문이다.


현장을 설명하는 핵심 가설은 세 겹으로 포개진다.

첫째, 사회적 전염(관찰과 소문이 불안을 키우는 과정)(social contagion).

옆자리 친구의 증상을 본 심장은 먼저 뛰기 시작한다.

학교가 닫힌 뒤 집과 마을에서 새로 솟구친 양상은 이 경로와 맞아떨어졌다.


둘째, 전환기 스트레스(독립 직후 제도 변화가 만든 만성 긴장)(postcolonial transition).

새 교과서·새 규율·새 의례가 교실과 기숙사를 먼저 흔들었다.

여학생 기숙학교 특유의 폐쇄성과 시험 압박이 겹치며 해소할 출구가 부족했다.

큰 변화의 진동은 행정회의보다 먼저 침대판을 울렸다.


셋째, 집단심인성질환(MPI, Mass Psychogenic Illness)(어원).

강한 불안이 집단 안에서 신체 증상으로 표출되는 현상이다.

교사보다 학생에게, 성인보다 청소년에게 분포가 몰렸고, 검사에서 유기적 원인이 없었으며, 휴교·안정으로 가라앉았다는 기록이 이를 지지했다.

여기서 “웃음”은 즐거움이 아니라 증상의 언어였다.


탕가니카 국기, 1961–1964 (Flag of Tanganyika, 1961–1964)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사이트

반면 감염병(전염성 질환)·독성(화학 노출) 가설은 설득력이 약했다(논쟁).

발열·기침·발진의 일관된 패턴이 없었고, 같은 공기를 마신 교사 집단이 대부분 무사했다.

학교가 닫힌 뒤 오히려 마을에서 새로 솟구친 곡선도 감염 경로와 맞지 않았다.

물 샘플에선 결정적 이상이 나오지 않았다.


마을의 대응은 각자의 리듬이었다.

어떤 곳은 아이들을 들판으로 데려가 맨발로 흙을 밟게 했고, 

어느 집은 웃음이 오면 “지금은 울 시간”이라며 감정의 방향을 바꿨다(전승).

북을 치며 걸음을 맞추는 공동체 의례가 이어졌고, 그 리듬이 지역사회 대응의 핵심이 되었다.

의학적 근거는 얇아도 함께 버티는 시간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보건 당국은 휴교 조치·모임 축소·상담·안전한 생활 루틴을 권고했다.

학교 보건 행정은 창문을 열고, 책상 간격을 벌리고, 평가 일정을 늦추는 방식으로 시간표를 고쳤다.

교사는 “왜 웃니” 대신 “지금 숨 고르자”를 먼저 말했다.

그 말이 생활사 기록으로 남았다.


그해 카샤샤의 장면은 호수지대(Great Lakes 지역)의 아침과 저녁을 바꿔 놓았다.

예배당의 기도는 길어졌고, 시장의 소문은 한동안 더 빨랐다.

그 와중에 아이들은 새로운 습관을 얻었다.

발작이 오면 옆자리의 손목을 찾고, 초시계를 누르며 스스로를 지켜 보는 일.


스트레스 표현이라는 단어는 낯설지만 오래된 기술이다(어원).

사람은 느끼는 것을 말로 못 할 때, 몸으로 먼저 말한다.

이 사건은 그 문법을 교실과 기숙사의 시간표 위로 올려놓았다.

표현의 방식이 달랐을 뿐, 내용은 불안이었다.


사건은 도시전설처럼 소비되기 쉽다.

하지만 이름을 정확히 부르면 풍경이 달라진다.

1962년, 카샤샤, 탕가니카 웃음 전염, 여학생 기숙학교, 

사회적 전염, 전환기 스트레스, 집단심인성질환(MPI).

정확한 이름은 다음 파도를 덜 아프게 한다.


탄자니아 교실에서 수업 중인 학생들 (Students in a classroom, Tanzani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사이트

몇몇 기록은 14개 학교 영향, 1,000명 가까운 파급을 남겼다(논쟁).

숫자는 차갑지만, 그날의 공기는 뜨거웠다.

밤마다 누군가는 친구의 등을 천천히 두드렸고, 

누군가는 창틀에 이마를 대고 숨을 골랐다.

그 시간이 아이들을 다음 날로 올려놓았다.


사건이 사그라진 뒤에도 남은 것이 있다.

교실의 문법이 바뀌었다.

“왜” 대신 “어떻게 도울까.”

안심 교육은 시험 범위만큼 중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지역은, 조금씩 일상을 회복했다.

종소리는 다시 수업을 불렀고, 칠판에는 글자와 숫자가 돌아왔다.

누군가는 아직도 밤마다 초시계를 쥐었지만, 그 숫자는 점점 짧아졌다(전승).

그렇게 한 세대의 기억이 끝나 갔다.


소문은 언젠가 지치고, 리듬은 언젠가 자리를 잡는다.

그 사이에 우리가 배운 것은 거창하지 않다.

창문을 열고, 간격을 벌리고, 함께 숨을 맞추고, 필요하면 멈추는 용기.

웃음은 표정이었고, 내용은 불안이었다.


In 1962 at Kashasha girls’ boarding school in Tanganyika, three students began uncontrollable laughing that spread to 95 of 159, with crying, anxiety, and aimless running. 

No fever, toxin, or infection was found. 

Schools closed; the pattern reached villages like Nshamba and lingered ~18 months. 

The most plausible layers: mass psychogenic illness, social contagion, and transition stress after independence. 

Communities coped with closures, prayer, and shared breathing—the symptom was laughter; the content, anx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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