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하되 독자의 몰입을 위해 장면과 대사,
심리 묘사를 소설적으로 각색했습니다
연대기적 강의가 아닌 재구성 서사이며 불확실한 대목은 (전승),
해석이 갈리는 부분은 (논쟁), 어원 설명은 (어원)으로 표기했습니다
등장 인물·지명·용어는 첫 등장 시 괄호로 간단히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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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냐 나이로비 우후루 공원 호수 (‘Uhuru Park lake, Nairobi’) Wikimedia Commons, CC BY 2.0. 위키미디어 커먼스 |
철제 울타리 너머로 공원이 보였다
나이로비 우후루 공원(도심 공원) 잔디 위에 하얀 팻말이 늘어섰다
“여기는 시민의 그늘입니다”
왕가리 마타이(케냐 환경운동가, 1940–2011)가 팻말을 두 손으로 고정했다
멀리서 굴착기 소리가 낮게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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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가리 마타이의 정면 초상, 밝은 표정(‘Wangari Maathai portrait, frontal, smiling’)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커먼스 |
그녀는 관공서와 기업 로고가 찍힌 서류를 꺼냈다
공원 위에 초고층 복합단지를 올리겠다는 계획서였다
“여긴 아이들이 뛰는 곳입니다
도시는 숨 쉴 구역이 필요합니다”
대답은 거칠었다
“개발은 곧 진보다”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은행과 국제기구에 편지를 보냈다
공원에 대한 시민의 권리와 환경 영향, 공공성의 근거를 차근히 적었다
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여기에 나무를 세우면, 계획은 종이에만 남습니다”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는 더 오래전 산골에서 시작됐다
케냐 니예리(중부 고지)에서 자란 소녀는 작은 개울에 발을 담갔다
큰 무구모나무(케냐 토종 무화과, (어원) Mugumo) 아래서 마을 어른들이 비를 빌었다
어느 날 개울이 흐리지 않았다
근처 숲이 잘려 나갔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말했다
“물이 줄면, 걸음이 늘어난단다”
그 말은 소녀의 가슴에 박혔다
젊은 왕가리는 공부를 택했다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과학을 배웠다
돌아와 케냐 대학 강단에서 해부학을 가르쳤다
교실 밖의 삶이 더 급했다
동네 여성들이 말라버린 우물과 비싼 장작을 호소했다
그녀는 계산해 보았다
“나무가 있으면 물이 모인다
그늘이 생기면 작물이 버틴다”
해법은 놀랄 만큼 단순했다
1977년
그녀는 그린벨트 운동(여성 주도 나무심기 조직)을 시작했다
모판을 만들고 묘목을 나눴다
살아남은 나무 수만큼 소액 수당을 주었다
문서 대신 작은 영수증과 손도장이 남았다
“우린 학위 없는 산림가(현장 기술자)예요”
여성들의 농담에 웃음이 돌았다
숫자는 곧 숲이 됐다
마을의 눈에 띄게 줄었던 그늘이 돌아왔다
빗물이 흙에 스며드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이들은 나무 아래에서 숙제를 했다
그러나 플래카드도 늘어났다
“허가 없는 집회 금지”
트럭이 와서 울타리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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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로비 카루라 숲의 산책로와 울창한 수관(‘Trail in Karura Forest, Nairobi’)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커먼스 |
1990년대
나이로비 카루라 숲(도심 보호림)에서 벌목이 시작됐다
그녀는 학생들과 함께 숲으로 들어갔다
헬멧도, 보호막도 없었다
경찰봉이 허공을 그었다
그녀는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훔쳤다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숨을 고르고 다시 말했다
“여긴 시민이 심은 숲입니다”
숲 가장자리에서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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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에서 묘목을 심는 케냐 소녀들(‘Kenyan girls planting tree seedlings’)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미국 연방정부 저작물). 위키미디어 커먼스 |
싸움은 길었지만 결과는 분명해졌다
공원 개발 계획은 접혔다
숲의 경계가 지켜졌다
나무는 살아남았다
그녀는 말수가 적었고, 대신 행동이 길었다
정치는 뒤늦게 따라왔다
선거가 바뀌고 의회가 바뀌었다
그녀는 국회로 들어가 환경 부문 정책을 맡았다
나무 옆에 법과 예산을 세우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녀는 보고서를 짧고 명확하게 썼다
“강의 시작부를 지키면 하류의 비용이 줄어듭니다”
회의실에서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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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오슬로에서 노벨 평화상 증서를 들어 보이는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athai receives the Nobel Peace Prize, Oslo 2004’)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커먼스 |
2004년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었다
“나무가 평화를 만든다고요”
그녀는 기자에게 짧게 대답했다
“식탁 위의 빵과 물, 그리고 말할 자유는 하나의 뿌리에서 자랍니다”
그녀는 국경을 넘어 아이디어를 묶었다
일본에서 배운 “못타이나이”(MOTTAINAI, (어원) 아깝다·낭비하지 말자)를 세계 무대의 구호로 바꿨다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고, 존중하자
네 단어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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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덩이를 파고 묘목을 심는 현장(‘Community tree planting in Keny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커먼스 |
어느 농촌 마을에서 한 여성이 다가왔다
“선생님, 이 나무는 왜 심나요”
그녀는 웃었다
“물을 모으고, 연료를 줄이고, 마음을 모읍니다”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주에 더 많은 이웃이 모판으로 왔다
그녀는 개인적인 상처도 숨기지 않았다
가정의 어려움과 체포, 조롱과 명예훼손 소송이 있었다
법정에서 진 날도 있었다
그러나 나무는 계속 자랐다
숲은 시간을 편들었다
마지막 해에 그녀는 병원 창밖을 오래 바라보았다
도심의 나무 꼭대기가 바람에 흔들렸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잘 자라라”
그 말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들리는 인사였다
남은 것은 방법과 장소였다
방법은 간단했다
작게, 꾸준히, 서로 보며
장소는 눈앞이었다
집 옆의 비탈, 우물가의 공터, 학교 담장 아래
그녀가 떠난 뒤에도 그곳에는 새 그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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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묘목을 돌보는 케냐의 지역 활동가 레이철(‘Rachel the tireless tree planter, Keny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위키미디어 커먼스 |
이야기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환경은 생활과 권리의 다른 말이다
나무는 장식이 아니라 생계의 인프라다
둘째, 시민의 작은 반복은 권력의 큰 계획을 바꾼다
숲과 공원이 지켜질 때 민주주의의 방향도 함께 선다
우후루 공원의 잔디는 오늘도 열을 식힌다
카루라 숲의 흙은 물을 품는다
아이들은 그늘에서 뛰고, 어른들은 손바닥으로 흙을 다진다
한 그루가 열 그루를 불렀고, 열 그루가 길을 만들었다
왕가리 마타이는 떠났지만, 질문은 남아 있다
“여기에는 무엇을 심을까요”
Wangari Maathai, a Kenyan biologist turned activist, defended Nairobi’s Uhuru Park and Karura Forest by planting trees and organizing women through the Green Belt Movement (from 1977).
Her simple logic—trees bring water, shade, and income—scaled to millions of seedlings, blocked corrupt land grabs, and influenced policy when she later served in parliament.
Beaten and jailed yet relentless, she won the 2004 Nobel Peace Prize, promoted “Mottainai,” and proved small, steady acts can redirect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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