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오랑·세오녀, 바다를 건넌 해와 달의 전설 (Yeon O-rang and Seo O-nyeo)




 이 글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독자의 몰입을 위해 문학적 상상과 소설적 각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서가 아니라, 드라마와 긴장감을 살린 서술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신라는 아직 젊은 나라였다.

바다는 잔잔했지만,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힘이 숨어 있었다.

그날 아침, 포항의 바닷가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연오랑(신라의 젊은 어부)과 세오녀(그의 아내).


연오랑은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고, 세오녀는 바위에 앉아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햇살은 따사로웠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그러나 그 순간, 바다의 빛이 바뀌었다.


연오랑의 발 밑 바위가 흔들렸다.

그는 균형을 잃고 바닷속으로 빨려들 듯 끌려갔다.

“세오녀!”

그의 외침은 바람에 흩어졌고, 몸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떠밀리듯 멀리 흘러갔다.


세오녀는 남편의 이름을 부르며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연오랑의 모습은 이미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며칠 뒤.

연오랑은 눈을 떴다.

그가 깨어난 곳은 낯선 나라의 해안이었다.

주민들은 그를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바다에서 온 자다. 태양이 그를 따라왔다.”

그들은 연오랑을 왕으로 추대했다.

하늘의 뜻처럼, 그가 발을 디딘 순간 그 땅은 빛으로 가득 차올랐기 때문이다.


한편, 신라 땅은 어둠에 잠겼다.

태양이 사라진 듯 낮에도 해가 비치지 않았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왕은 신하들을 불러 사태를 물었다.

“어찌하여 신라에 해가 사라졌는가?”

신하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한 노인이 나섰다.


“폐하, 연오랑과 세오녀가 사라진 뒤부터 이 변고가 일어났습니다.”

왕은 명했다.

“사람을 보내라. 그들을 찾아오라.”


사절단은 바다를 건너 연오랑이 머무는 나라에 도착했다.

연오랑은 놀랐다.

“신라에 해가 사라졌다고?”

그의 눈빛은 흔들렸다.


그러나 그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 땅의 사람들은 이미 그를 왕으로 모셨고, 그는 그들을 버릴 수 없었다.


그때 세오녀가 나섰다.

“내가 돌아가겠다.”

그녀는 남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이곳의 빛이 되십시오. 나는 신라의 해를 돌려놓겠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비단이 들려 있었다.

그녀가 짠 고운 비단은 바다의 물결처럼 반짝였고, 하늘의 빛을 머금은 듯 은은했다.


세오녀는 신라로 돌아왔다.

그녀가 가져온 비단은 제단 위에 올려졌다.

왕은 하늘에 제를 올리며 비단을 바쳤다.

그 순간, 어둠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태양이 다시 신라의 하늘을 비추었다.


백성들은 환호했고, 왕은 눈물을 흘렸다.

“세오녀, 그대가 신라를 구했도다.”


그러나 연오랑과 세오녀는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그들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땅의 빛이 되었다.

연오랑은 새로운 나라의 태양이 되었고, 세오녀는 신라의 해를 되찾은 여인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전설로 기억했다.

포항에는 ‘연오랑·세오녀의 해와 달’ 이야기가 남았고, 바다는 지금도 그들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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