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삼국사기』, 『신당서』 등 역사적 사료에 기록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독자의 몰입을 위해 문학적 상상과 소설적 각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서가 아니라, 드라마와 긴장감을 살린 서술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바다는 늘 거칠었다.
하늘은 짙푸른 구름으로 덮여 있었고, 바람은 불안하게 돛을 흔들었다.
그러나 배 위에 선 사내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장보고(신라 장수이자 청해진 대사).
신라에서 태어나 당나라와 일본까지 그 이름을 떨친, 바다의 지배자였다.
그날 장보고의 배는 당나라 상인들이 보낸 비단과 도자기를 싣고 있었다.
목적지는 일본이었다.
바다는 평온했으나, 수평선 끝에 검은 점들이 나타났다.
점점 다가오자 그것은 배였다.
그리고 곧 깃발이 보였다.
해적이었다.
해적의 함선은 거칠고 무질서했다.
돛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었고, 선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창을 흔들었다.
그들의 눈은 탐욕으로 불타올랐다.
“비단이다! 금이다! 저 배를 붙잡아라!”
장보고의 병사들은 순간 두려움에 흔들렸다.
그러나 장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놈들이 스스로 찾아왔구나.”
그는 이미 바다에서 수십 차례 해적과 맞섰다.
그리고 매번 이겨왔다.
장보고에게 바다는 단순한 길이 아니라 전장이었다.
그는 바람의 방향, 파도의 높이, 해적의 습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돛을 낮춰라. 놈들을 끌어들이겠다.”
장보고의 명령이 떨어지자, 신라의 배는 마치 도망치는 듯 속도를 늦췄다.
해적들은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놈들이 겁을 먹었군!”
해적들의 웃음소리가 바다 위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것은 함정이었다.
해적선이 가까워지자 장보고가 손을 들었다.
“지금이다. 화살을 쏴라!”
순간, 신라 병사들의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갔다.
화살은 해적선의 돛과 갑판을 꿰뚫었고, 해적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러나 해적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 역시 수십 번의 약탈에서 살아남은 사내들이었다.
그들은 사다리를 걸고 신라의 배에 올라타려 했다.
칼이 부딪히고, 피가 튀었다.
병사들의 눈은 두려움으로 흔들렸지만, 장보고는 단칼에 해적 두 명을 베어냈다.
그의 검은 빛나며 바다의 햇빛을 반사했다.
“명심하라! 우리는 신라의 군사다! 이 바다는 우리의 바다다!”
그의 외침은 병사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전투는 치열했다.
칼날이 부딪히고, 창이 튕겼다.
바다 위는 곧 피로 물들었다.
그러나 해적들의 수는 점점 줄어갔다.
장보고의 병사들은 점차 사기를 되찾았고, 함성은 더욱 커졌다.
마침내 마지막 해적이 바다에 몸을 던지며 도망쳤다.
전투는 끝났다.
갑판 위에는 화살에 맞은 해적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바다는 다시 고요해졌지만, 그 고요 속에는 피비린내가 맴돌았다.
병사들은 지쳐 무릎을 꿇었지만, 장보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바다는 언제나 시험을 준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시험을 이겨내야 한다.”
그의 목소리는 바람과 함께 멀리 퍼져 나갔다.
그날 이후 장보고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는 단순한 장수가 아니었다.
상인들은 그에게 의지했고, 나라들은 그의 이름을 두려워했다.
청해진(완도에 설치된 장보고의 해상 기지)은 무역과 군사의 요새가 되었다.
비단과 도자기, 향료와 철이 오갔고, 장보고는 그 흐름을 지배했다.
바다 위에서 해적을 무찌른 이야기.
그 이야기는 곧 전설이 되었다.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장보고의 이름을 노래했고, 상인들은 그의 보호 아래 안심하며 항해했다.
장보고는 바다를 지배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 두려움마저 지배했다.
그러나 그는 늘 경계했다.
바다는 변덕스럽고,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이겼다고 내일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바다와 인간은 모두 배신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준비해야 한다.”
그의 말은 병사들과 상인들에게 깊이 새겨졌다.
그 후로도 수많은 해적이 그의 배를 노렸다.
그러나 장보고와 청해진의 병사들은 언제나 그들을 몰아냈다.
패배한 해적들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장보고가 있는 바다에서는 해적이 살 수 없다.”
이것이 장보고의 진짜 힘이었다.
그는 검으로만 싸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신뢰와 두려움을 무기로 삼았다.
바다는 여전히 거칠었지만, 장보고가 있는 한 그 바다는 신라와 무역을 지켜주는 생명의 길이 되었다.
장보고.
그는 해상 제국을 세운 군인이자 상인이었고, 전설이었다.
그리고 그 전설의 중심에는 언제나 바다와 맞선 한 장면, 바로 해적을 무찌른 그날의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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